티스토리 뷰

film

I Am Legend.

junggamdok 2008.04.29 23:30


오늘 서점에서 원작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또 하나의 작품. 뭔 원작에 대한 칭찬이 그리도 많은지.

영화만 얘기해보자면.

책은 상당히 오래 전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현대로 배경을 옮겨 영화를 찍은 듯한데, 그것 때문에 따라 붙은 비주얼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실제 뉴욕거리를 막고, 거기에 세트를 설치해서 찍었는지 어쨌는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뉴욕 풍경의 황량한 모습들과 여기를 뛰어다니는 사슴들과 사자는, 작품의 느낌이 한 번에 다가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차와 총이 있어도, 혼자 살아 남은 인간은 이 생태계의 그냥 조금 강한 포식자일 뿐이라는 느낌이 무척 리얼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겠지만, 항공모함 위의 전투기 뒷날개 위에서의 퍼팅은 참... 뛰어난 비주얼이었다. (동시에 나에게는 미국영화에 대한 부러움을 몰고왔다.) 이렇게 한 2/3지점까지영화는 비주얼과 감정과 긴장감을 동시에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얼핏 주워들은 원작의 주된 갈등은...  이 남자가 혼자 이래저래 싸우면서도 외로움과 유혹에 흔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냥 포기하고 저들중의 하나가 되면 편해진다는 것. 정말 매력적인 개념이며 갈등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런 것들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가 촛점을 맞춘 것은, 혼자 살아가는 인간의 생존에 대한 문제와 외로움과 인간의 유약함이라는 것. 그리고 작은 부분인데, dvd매장에서 주인공이 살짝 눈길을 주는 것을, 나는 여자 마네킹이 아니라 성인용 dvd에 눈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연출적 트릭일까? 사실 그 문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일텐데 말이지. 물론 나중에 개가 죽은 이후에 가서 말을 거는 장면이 있지만, 그런 신파보다는 차라리 dvd가 더 인간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퍽!)...

첫 장면에 엠마 톰슨은 딱 한 장면 나온다. 그리고 사진인가, 신문에 등장하는 것으로 두 번을 채운다. 별 것 아니지만, 알려진 배우가 나오는 것만으로 주는 무게감이 있다.

CG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좀비화된 개나 인간들은 뭐 그러려니 하는데, 사슴이나 사자 같은 것들은 너무 가짜 티가 나더라는 것. 내 경험으로는 CG나 세트로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것이 자연물이다. 트랜스포머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로봇들은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으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진짜를 가짜로 만들기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일반적이지 않았던 연출 두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첫번째는 어찌 보면 이제 흔하지 않은 것이나, 영화를 살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바로 영화 전체의 설정에 대한 정보를 나중에 준다는 것. 장면을 통해 조금씩 야금야금. 그리고 여자와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제대로. 두번째는 좀 생뚱맞아서 눈에 띈 것인데, 주인공이 마지막 좀비들을 향해 돌진해 가는 장면에서 그 결심을 할 때 소리를 갑자기 죽여버렸다는 것. 헐리우드 영화에서, 이렇게 감정에 몰입한 장면에서 그랬던 것은 별로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올드보이에서 이런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말 그대로 귀가 멍해질 정도로 아픈 사실을 알았다고 생각한다면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법이고,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닥... 아마도 그 이유는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주인공을 구해준 이후 생겨난 헐리우드 식 결말에 대한 기대를 배반한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 생뚱맞은 느낌은 마지막 장면의 무음악과 썰렁한 나레이션에도 동시에 적용시킬 수 있을 듯 하다. 이런 느낌이 먹히게 만들려면 좀 더 메마르거나 거칠거나 희망없거나 하는 정서로 결말을 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업영화에 찌든 내 편견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리고 결말에 대한 이야기. 위에서 다 언급했던 것들이기도 한데, 너무 심심하다. naver검색어에 '나는 전설이다 다른 결말'이라는 검색어가 뜨던데 그건 어떤 것이려나? 원작이 또 한번 궁금해지기도 하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충분히 볼 가치가 있던 영화였음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같은 남자로서... 윌 스미스는 정말 멋지더라. 일단 외형적으로 말이지 ㅡ.ㅡ. 그리고 확실히 나이를 먹으면서 관록과 힘이 더 생기는 듯 보인다. (정말 잘 늙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이다 ㅜ.ㅜ)
댓글
댓글쓰기 폼
최근에 올라온 글
«   2018/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119,510
Today
8
Yesterday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