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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대로 읊어보겠다.

오시이 마모루가 속해있는 '헤드기어'라는 창작집단 (그가 그 집단에서 리더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에서 '블러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흡혈귀들과 교복을 입고 그 흡혈귀들을 처단하는 반인반귀 사야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로 책.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가 만들어졌다. 대 제목은 Blood: the last vampire.

음... 애니메이션은 위의 포스터이다. 링크 참고.
만화책은 얼핏 본적이 있다. 그리 길지 않은 건조한 그림의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용이 비슷하다는 티브이 애니메이션이 있고, 최근에 전지현씨가 주연한  

블러드
감독 크리스 나혼 (2009 / 프랑스, 홍콩, 일본)
출연 전지현, 코유키, 앨리슨 밀러, 리암 커닝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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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만들어졌다. 2000년을 배경으로 한 게임도 있다고 한다. 내가 아는 것은  이 정도다. 위 링크들을 연결해봐도 이것저것 볼 수 있으며, 인터넷에 정보는 널려 있을 것으므로, 궁금하면 뒤져보시면 되겠다.

나는 여기서 책을 이야기하고 싶다. 난 이 책을 출간되었던 해에 읽었다. 아마 2002년 일 것이다. 오로지 오시이 마모루가 소설을 썼다는 것 하나만으로 잽싸게 사서 읽었다. 그리고 나중에 우연히 다양한 불법 다운로드 중 애니메이션을 봤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남들과는 역으로 과정을 밟았다. 당시만 해도 이런 프로젝트는 흔치 않았다. 그러니까 원작 소설이 잘 되면 영화를 만들고, 게임을 만들고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매체를 분리시킨 경우는 흔치 않았다. (자신은 없지만 아마 없었을 것이다) 체계적으로 매체를 분리시켰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각 매체의 특성에 맞춰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내용을 만들어 냈다는 말이다. 

위 링크에 나와있는 것처럼 애니메이션은 길지 않다. 앞 이야기를 모르면 정말 심심하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정말 훌륭하다. 사야가 할 수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강열하게 풀어냄으로서 그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달까? 그 분위기도 그렇다. 지브리와 더불어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양대산맥을 이루는 Production I.G의 음울함이 제대로 드러난다. (그렇다. 이 회사 참 음울한 회사다.
 
인랑
감독 오키우라 히로유키 (1999 / 일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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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기억하시는지.)
 
이 애니메이션에서 그려낸 세계는 책에서 바탕을 만들었다. 이 '바탕을 만들었다'라는 말이 정말 중요하다. 소설이 해낼 수 있는 작업 중의 하나가 주구장창 말을 늘어 놓는 일이다. 정말 영화적으로,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설명할 수 없는 장대한 내용을 꼼꼼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특성을 훌륭하게 살린다. 꼼꼼하게 그 세계의 바탕을 만들어낸다. 

그 바탕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책의 내용의 1/3이 거실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진화론에 입각해 역사적 사실들을 예를 들고, '수렵가설'이라는 이론을 끌어와 흡혈귀의 존재와 현재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정말 하나의 소설로서도 몰입해서 읽었다. 그 지적수준과 구성력이 정말 대단하다. 이것에서 다른 매체들로 세세하게 이야기의 가지들이 뻗어나간다. 빠져들 수 밖에... 오시이 마모루는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정말 질투와 존경을 느꼈다. 

그 책이 바로 '야수들의 밤'이다.

야수들의 밤 - 10점
오시이 마모루 지음, 황상훈 옮김/황금가지
절판되었단다. 그리고 이번의 영화 개봉에 맞춰 재출간된 모양이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 10점
오시이 마모루 지음, 황상훈 옮김/황금가지
소설의 직조된 이야기 속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은 아마 지루하게 읽을 수도 있겠다. 단순히 흡혈귀 이야기로 접근하면 더 그렇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인터넷을 살짝 뒤져보니 책은 뭔가 지루하게 나열되기만 해서 재미가 없고 애니메이션과 상관이 없다더라... 라는 이야기도 있더라. 미안하지만 그 분이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위에서 얘기한 부분들에 흥미를 느낀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소설만으로도 '블러드 프로젝트' 전체를 압도한다. 

그런 차원에서... 내가 처음에 전지현이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었다고 들었을 때... 죄송한 얘기지만 솔직히 그때 기대를 접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영화의 실체를 보니 그 생각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원작의 나라인 일본에서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고 하는데... 어찌 보면 당연하단 생각도 든다. 이런 파워풀한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일은 정말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다. 

우리도 이런 창작을 했으면 좋겠다. 고 그때부터 생각해왔는데 어떨까? 물론 내용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다루자는건 아니지만 이 방식에 맞는 우리만의 뭔가를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알고 있다. 나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는 한 이런 얘기는 무척이나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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