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악"

2007. 8. 20. 22:31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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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 '세븐'과 '파이트 클럽'만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이 되었다.

그 동안 이 양반이 영화 안 찍고 뭐하나... 생각 했었는데, 오랜만에 들고나온 영화가 바로 이 "조디악"이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미국에서 실제 존재했던, 그리고 미결사건인 '조디악'사건으로 스릴러 영화를 만든다". 이런 소문만으로 기대감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드디어 개봉.

이번 주말, 역시나 혼자서 두 편의 영화를 메가박스에서 감상했다. ㅜ.ㅜ
한 편은 조디악, 한 편은 화려한 휴가.

영화를 혼자 보게 되면 둘 중 하나다. 그 영화가 보기에 별로 였다면 자책과 더불어 돈과 시간이 배로 아깝고, 영화가 좋았다면 혼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방해받지 않고 혼자 여운을 곱씹을 수 있으니까.

조디악은... 음...돈이 아깝지고 않았고, 시간이 아깝지도 않았다.
좋은 영화이며, 잘 만든 영화다. 단. 곱씹을 여운은 없었다.  

사실 마구 기대했던 것은 세븐에서 느낄 수 있었던 류의 긴장감이었다. 물론 세븐은 지어낸 스토리이고, 이 이야기는 철저하게 사실에 기반했다고 하니 느낄 수 있는 감정이야 당연히 다를거다. 아시다시피 이 이야기는 '살인의 추억'과 그 얼개가 비슷하다. 살인의 추억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도 '공분'을 자극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놈을 쫓는 사람이라면 누구던 모두다 느낄 수 밖에 없는 절박함과 분노. 아마 그걸꺼다. 긴장감보다는 이런 느낌이 '살인의 추억'의 주된 강점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범인에 닿을 듯 말 듯 다가가는 모습,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단서, 그리고 이들을 쫓는 사람들을 비껴 지나가지 않는 세월...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는 꼼꼼함과 너무나 FM스러운 연출. 다큐느낌을 지향한 걸까?

결국 인공적인 극적 재미보다는 이 사건에 대한 긴장감 있는 꼼꼼한 보고서를 아주 긴 시간 동안 읽은 느낌이다. 머리에 부족하지는 않다. 그냥 다만, 재미있는 영화를 바라는 관객의 한 명으로서는 좀... 지루하고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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