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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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est Hour. 다키스트 아워.
영화를 더이상 열심히 찾아보지 않는다. OTT 춘추전국시대에 고민하기 싫어서, 그리고 없으면 좀 아쉬울 것 같아, 넷플릭스 하나만 유지한다. 게리 올드먼이 주연이라는 것과, 윈스턴 처칠을 다룬 영화라는 어렴풋한 정보 외에는 아는 것 없이 봤다. 훌륭한 디테일과 만듦새에다가, 주연을 비롯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촬영, 미술 등이 모여 정말 '빚어내다'라는 표현이 걸맞게 만들어진 영화들이 있다. 영화는 결국 사람을 다루고 사람을 찍는 것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증명하는 영화들. 딱 그런 종류의 영화다. 기교없이 그야말로 영화의 전통적인 재료들에 힘을 주어 만든 영화. 시나리오도 압축된 밀도를 지닌 대사와, 밀도를 지닌 장면들의 연속이다. 묵직하게 울릴 때가 있다. 윈스턴 처칠의 총리직 시작부터, 이제..
2022.01.10 -
천문 (*스포 조심합니다만, 슬쩍 내용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알쓸신잡 천안 편이었던가. 유시민 작가가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 세종대왕에게 가서 왜 그때 장영실에게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가마가 망가졌다고 그렇게 일을 많이 하고 평생을 아끼던 신하를 내칠 수 있었는지. 역사에 무지해서 장영실의 생몰연도가 남아있는 기록이 없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이미 영화의 예고편에서 세종대왕의 수레가 부서지는 장면이 등장했다. 꽤나 힘줘서 찍었고, 이 장면이 이렇게 스펙터클 하게 담기는구나 하고 감탄도 했다. 가마? 수레? 암튼 이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 되는 소재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이것이 어떤 이야기로 담기느냐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이야기가 나쁘지 않다. 힘도 있고, 긴장감도 있다. 그냥 소소한 불만 몇 가지만. 1..
2020.01.17 -
The Dark Knight Rises.
쩐다.. 라는 표현 밖에는... ㅡ.ㅡ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보면 늘 느끼는 것이, 새로운 표현이 더 이상 가능할까 라는 상황에서도, 늘 새로운 표현을 해내서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는 것. 사랑해요 ㅜㅜ
2012.05.08 -
머시니스트.
피골이 상접한 크리스천 베일의 모습 말고는, 전혀 존재감 없었던 영화. 뭔가 열심히 있는 척을 하지만, 주인공의 왜곡된 기억과 환상과 뒤틀린 현실들이 향해하는 결말이 너무 뻔하다. 미리 등장하는 영화의 핵심에 다다르는 조각들도 너무 뻔하다. 볼만한 것이 있었다면 오로지 눈에 보이는 요소들 정도. 간만에 보는 고전적인 표현주의 영화의 느낌.
2010.05.26 -
똥파리.
명성이고, 유행이고 다 지난 다음에 이제야 봤다. 캐스팅을 위해 본다는 핑계로. 생각해보자. 이 줄거리가 참신한가? 아니다. 캐릭터나 발상이 새로운가? 아니다. 하지만 영화가 이렇게 힘이 넘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 영화의 에너지의 핵심은, 간유리로 비치는, 상훈이 아버지를 잔인하게 때려패는 장면에 집약되어 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린 관계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인간들에 대한 묘사. 그리고 그 다음이 양익준이라는 배우. 그리고 기대와 관습을 조금씩 비껴나가는 편집. 그리고 어이없게 영화 전 편에 흐르고 있는 따뜻함... 날것의 냄새가 물씬 나는. 강렬한 영화였다.
2010.05.26 -
영화는 말이다.
현실에 뛰어들지는 않고, 현실에 스토리를 부여하는 일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04.07